기획 · 특집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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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가 제 나무예요”[굿뉴스365] 고사리 같은 앙증맞은 손에 들린 조그만 부삽으로 열심히 흙을 나른 아이는 선생님이 나눠준 작은 조리개로 나무에 물을 주었다. 잔뜩 찌푸린 날씨에 바람도 제법 불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씨였지만 나무를 심는 아이들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마냥 신나보였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나무 심는 현장은 구름 낀 하늘과는 달리 모두들 즐거운 표정이었다. 정론회가 25일 마련한 가로 정원 가꾸기 현장에서 나무를 심은 아이는 자신이 심은 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에 명찰을 달아주려고 하자 그 나무가 아닌 두어 발짝 떨어진 곳의 나무를 가리키며 "저 나무가 제 나무예요. 제가 심은 나무요”라며 그 나무 앞으로 가서 자신이 직접 쓴 명찰을 달았다. 아이가 심은 나무는 조금은 이름이 생소한 산딸나무. 한국이 원산지인 이 나무는 6~7월에 하얀 꽃이 피고 가을에 산딸기를 닮은 빨간 열매를 맺으며 붉은 옷을 입은 듯 단풍이 드는 관상수다. 나무가 자라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고 단풍이 들면 자신이 키운 나무를 보며 아이가 얼마나 좋아할까. 상상만으로도 기쁜 일이다. 이 아이의 말대로 정론회는 세종시민 내 나무갖기 운동을 부강면 갈산리 백천교 인근 가로 정원 현장에서 가졌다. 당초 취지는 이곳을 방문한 시민들이 모두 자기 나무를 심고 가꾸자는 것이지만 이날은 사업의 첫 걸음인 만큼 미리 준비한 나무를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이 심은 나무에 명찰을 달아 표식를 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아이들을 인솔한 선생님은 식재를 하는 동안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거름을 부어 주며 "이제 아이들이 잘 자도록 이불을 덮어 줘야지”라며 모종삽으로 나무를 흙으로 덮어 주라고 일러 주었다. 16명의 어린이들은 열심히 자신의 나무를 심고 물을 줬다. 이날 식재한 나무는 모두 153그루. 기념식수를 위한 반송을 비롯해 산딸나무와 무궁화, 그리고 기존에 심어져 있던 연산홍을 이식하고 주변을 담장처럼 에메랄드그린으로 둘렀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정론회는 언론과 민간 봉사단체가 함께 세종시를 푸르게 단장하기 위해 시민의 숲을 조성하고 내 나무갖기 운동을 실시하기로 하고 부강면을 기점으로 세종시의 8개 읍면에 가로 정원과 틈새 공원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정론회가 첫 시동을 건 ‘내 나무 갖기 운동’은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녹지공간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운동의 일환으로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성공 기원 및 대기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자 기획된 것이다. 정론회는 이 운동을 통해 어린이들에게는 생명의 소중함과 나무가 생육하는 과정을 체험하게 하고 참여한 시민들에게는 애향심을 고취하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민호 세종시장은 축사를 통해 "나무 하나하나를 정성을 들여 심고 내 이름을 붙여서 이게 나중에 크면 내가 크는 거와 같은 좋은 마을을 만들 것”이라며 "하나하나가 다 잘 자라는 나무라고 생각하시고 정성을 기울여서 뜻깊은 이 운동이 우리 세종시 전체로 확산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도 "어릴 적 태어나던 해에 심어진 감나무가 지금도 생각납니다. 지금은 비록 대청댐을 만들며 수몰되어 사라졌지만 고향의 기억 저편에 남아있습니다”라고 회상하며 "어린이들이 이렇게 나무 심어놓고 어른이 돼서도 와서 보고 그러면 자기보다 훌쩍 큰 나무를 보면서 굉장히 많은 것을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종수 세종시 산림조합장은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며 120그루 정도의 나무를 소비한다고 하는데 이날 심겨진 나무를 비롯해 더 많은 나무를 심어 최소한 자신이 쓰고 가는 나무보다 많은 나무를 이 땅에 남겨 놓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부강면에 자리잡은 아세아 제지 소속 봉사단원들은 지난 22일 미리 식재를 마쳤고 한화 봉사단은 묵묵히 나무를 심을 구덩이를 만들었으며 부강면자연보호협의회 회원들은 아이들의 나무심기를 돕고 마무리작업까지 마친 후에야 발걸음을 옮겼다. 작업을 마치자 나무의 활착을 돕기라도 하듯 한 두 방울 이어진 비가 밤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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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썰렁한 이응다리 감동없는 '빛 축제'[굿뉴스365] 수은주가 곤두박질한 22일 오후 9시. 빛 축제가 열리는 세종시 이응다리 광장도 혹한의 날씨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응다리를 둘러보는 건 엄두도 못낼 정도의 날씨 탓인지 아니면 9시를 넘긴 시각 탓인지 이응다리 광장에는 몇몇 연인들과 가족단위 관람객 등 30여명이 빛 축제를 함께했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 탓에 광장의 조형물을 둘러보는 2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콧물이 흐를 정도로 관람 상황은 열악했다. 궁전으로 표현된 조형물에서 사진 촬영을 마친 가족은 추위를 피해 서둘러 귀가했으며 엄마의 품에 안긴 아이는 볼이 빨갛게 달아 오른 채 칭얼거렸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준비한 마켓은 일지감치 문을 닫은 상태이고, 확대 설치한 빛 조형물들은 단지 불빛만 반짝일 뿐 정적인 것에 그쳤다. 다음날 다시 찾은 이응다리 축제장 이제 막 불빛이 들어온 오후 5시. 다소 풀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추위는 누그러들지 않아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젊은이들이 몇몇이 불빛사이를 오가고 있다. 아직 시간이 덜 돼서 였는지 불빛이 확연히 눈에 들어오지는 않다가 점차 어둠이 내리고 빛이 휘황함을 자랑한다. 하지만 뭔가 아쉽다. 빛의 아름다움보다 뭔가 인공냄새가 물씬한 풍경화를 보는 느낌이다. 그동안 문명 속에서 여러 가지 화려함을 보아서인지 설렘이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빛의 축제’라는 감흥이 오지 않는다. 밤이 깊어가며 더 떨어진 수은주 탓인지 여전히 쌀쌀한 날씨에 오가는 발길도 그리 많지 않다. 연말을 장식한 조명일런지는 몰라도 축제라 느끼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일단 북적임을 기대하는 사람의 발길이 아쉽다. 이응다리에 오르다 다시 내려왔다. 1446m의 이응다리 한 바퀴를 돌기엔 너무 기온이 차갑다. 앞으로 20일을 더 조명들이 빛을 발하겠지만 지난 20일과 같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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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으로 하나되는 소통한마당 열려[굿뉴스365] "그집은 어떻게 담나요? 우리 집은 카나리하고 새우젓을 쓰는데” "우리는 황새기(황석어)를 넣어 담가요.” "배추가 싱싱하네. 김장은 배와 굴이 들어가야 시원해서 다른 젓갈은 많이 안써요” 평소에 마주할 일이 없던 이웃들이 삼삼오오로 김치속을 버무리며 자기집 김장소의 비밀을 공유한다. 세종서 재배한 배추를 주원료로 고춧가루는 충북에서 젓갈은 충남산으로 버무린 김치가 4일 ‘김장과 품앗이’로 충청권이 하나되는 김장담그기 행사가 열린 세종시 이응다리에서 선보였다. 2013년 김장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해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세종시 김장담그기 행사에는 충청권에서 최민호 세종시장 부부와 김영한 충북도지사,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부인 이미숙씨가 참여했다. 또 불가리아 데코프 일리야 경제상무관 부부, 지멘스 폴질카 해외협력관과 의친왕의 손자이자 기념사업회장인 이준 황손도 자리에 함께했다. 이날 김장담그기는 세종시가 시의 상징이신 성군 세종의 애민 정신이 녹아든 한글창제를 기리기 위해 1446년 한글을 반포한 세종대왕과 사람, 자연이 둥글게 소통한다는 의미를 담아 1,446m의 원형의 ‘이응다리’에서 시민 등 1,446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것. 또 김장 문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발생되는 품앗이를 통해 소통과 상생, 화합의 의미를 되새기는데 주안점을 두고 진행됐다. 이날 담근 김치는 김장문화의 공동체적 가치를 살려 세종시 관내 취약계층에 전달해 소통과 화합의 의미를 되새기는 데 활용됐다. 최민호 시장은 "올해 이응다리에서 개최하는 김장담그기 행사는 농민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도농 상생의 의미를 담아 진행됐다”며 "내년에는 충청권 공동 김장 한마당 행사로 개최해 충청권 전체의 축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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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갬성'으로 이끄는 소통 시정[굿뉴스365] 1년전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는 기적이라는 말이 어울릴만한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 시정 8년, 갑과 을로 나눠진 국회의원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고 시의회는 18명의 시의원 중 국민의힘 소속의원은 단 1명. 그마저도 비례 출신이다. 민주당은 세종시가 출범한 이후 모든 선거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특히 4년전 지방선거는 그야말로 싹쓸이였다. 2년후 펼쳐진 총선 역시 마찬가지. 지방선거 직전의 대통령 선거에서 격차는 비록 7.8%로 줄었지만 야당 대선후보의 승리였다. 지난 대선에서 충청권은 천안서북, 청주청원, 아산과 진천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보수가 승리했지만 세종시는 요지부동이었다. 어찌보면 계란으로 바위치는 싸움에서 단기필마로 나선 최민호 후보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저력을 보였다. 조직, 자금, 경험, 현직 프리미엄 등 모든 면에서 밀렸던 ‘다윗’ 최민호가 골리앗 전직시장을 상대한 무기는 다름 아닌 갬성으로 무장한 진정성이었다. 최 후보는 선거기간 중 색소폰 연주로 시민들에게 다가갔다. 과거 보수후보들에게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시민들과 허심탄회하게 어우러지는 그를 시민들은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는 결코 민주당과 정면대결을 하지 않았다. 세를 과시하는 상대방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철저하게 발로 뛰며 바닥을 다졌다. 그리고 외곽으로부터 중심을 향해 서서히 다가섰다. 시민들의 하소연을 머리보다 가슴으로 느끼며 자신이 세종시와 세종시민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가를 숙지했다. 마침내 그는 세종시가 출범한 이래 최초로 보수출신 시장으로 당선됐다. 비록 기지개를 켜긴 했지만 갈 길은 멀었다. 하지만 그는 후보시절 발품을 팔며 만났던 이들과의 약속을 잊지 않았다. 그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오랜 시간 관료생활을 한 행정가이지만 정치인으로서 경험도 적지 않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기초를 다질 때 그는 행정자치부 자치분권추진기획단장으로 지방자치를 연구하고 실무를 직접 지휘했다. 세종시가 출범하기 이전부터 새로 만들어질 행정수도의 밑그림을 그렸다. 비록 여러 차례 도전이 시행착오와 시기가 맞지 않아 실패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꿈을 펼칠 시기가 도래했다. 그가 시장으로 취임하고 1년이 됐다. 그가 조바심을 내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세종시를 위한 로드맵을 차례차례 시행하고 있다. 그는 전직 시장이 미처 마무리하지 않은 사업을 비롯 지속가능한 사업들을 계속 추진함으로써 시의 추동력 낭비를 최소화하며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먼저 세종시의 체질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세종시 속의 행복도시와 행복도시 밖의 세종시를 하나로 묶으려 힘을 쓰고 있다. 행복도시에 대한 개발을 정부가 주도하는 동안 행복도시 이외의 지역에 행정력을 집중해 두 지역의 문화적 격차를 줄여 나가는 것. 신규 입주민과 원주민 문화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문화 지향점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세종시의 정체성을 찾아 창조, 개척, 절의로 대변되는 시의 상징성을 시민정신이자 문화운동으로 지향하려하고 있다. 세종대왕과 시대를 같이했던 인물들인 김종서 장군과 사육신 성삼문이 상징하는 정신과 사상 그리고 그들의 행적을 연구해 세종시의 정체성과 접목시키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이를 위해 지역민과의 대화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는 자신이 시장후보 시절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약속이자 초심을 잊지 않으려는 그의 의지다. 마을회관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주민들과 함께하는 ‘1박2일’이 그것이다. 주민들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 그들의 바람을 시정에 반영하고 시의 시책을 시장이 직접 설명하는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다. 그는 대화를 통해 마을의 특성을 살린 개발을 지원하고 발전 방향을 새로운 시책에 반영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최 시장의 행보는 마을에서 마을, 점에서 점으로 이어지는 외곽지역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하고 이를 공간화 하려는 노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천혜의 자연 환경이나 역사적 유물과 유적이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세종시의 현황을 타개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이를 새로운 관광산업으로 변모시키려 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스쳐가는 관광산업 문제점을 개선해 단순 자연이나 풍광 관람 혹은 역사문화재 관람 형식에서 벗어나 체험 및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시행된 ‘낙화놀이’가 있다. 영평사와 부강면 등곡리 마을에서 시행하던 낙화놀이는 고려시대부터 전해지는 전통놀이로 향후 세종의 전통축제로 성장이 기대된다. 또 세종대왕의 치료에 도움을 줬다고 전해지는 ‘전의초수’ 역시 역사성을 조명해 역사와 힐링의 공간으로 조성이 예상되고 있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관광 콘텐츠를 통한 소비 촉진과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근본적인 관광화 전략 수립을 통해 세종시를 미래형 관광도시로 조성코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한 그의 발걸음이 다다를 곳이 ‘정원도시 세종’이다. ‘가볼만한 도시 세종’, 도시와 숲이 어우러진 도심, 강과 습지 그리고 도시가 만나는 문명과 자연의 조화, 지역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목표로 국제정원박람회를 계획해 이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중앙 정부와의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그의 행보에 여야가 따로 없다. 세종시를 위한 일이라면 누구와도 손을 잡고 도움을 청했다. 그의 가장 큰 관심은 현안인 지방법원, 행정법원, 국회 세종의사당, 대통령 집무실 유치다. 또 최근에는 ‘행정수도’의 헌법 삽입을 위한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하루를 24시간이 아닌 1440분, 아니 8만6400초로 나눠 쓰며 1분 1초라도 시와 시민들을 위해 노력하고 고심하는 그는 이제 새로운 세종시를 위해 힘찬 보폭을 내딛고 있다. 한편 최민호시장은 얼마 전 이춘희 전시장이 모친상을 당했을 때 이 시장과 같이 일했던 실‧국장들 모두와 함께 전주로 가서 조문을 했다. 이것이 그의 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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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진짜로 온겨, 우리 시장[굿뉴스365] 땅거미가 내려앉을 무렵 출발해 금강기슭을 지나 칠흑같은 어둠속에 찾은 마을. 그곳은 최민호 세종시장이 민생탐방의 첫 출발지인 부강면 등곡3리다. 이 마을은 1970년대 충광농원이 들어서며 한센인들이 집단으로 정착한 곳이기도 하다. 어둠에 묻혀 있지만 등곡이란 마을 이름처럼 등짐을 지고 가자면 등골이 휠 정도로 힘들다고 하지만 그리 산세가 험해 보이지는 않는 곳이다. 동쪽으로 노고봉과 뒤편의 화봉산 자락에 자리잡은 나지막한 구릉과 금강을 낀 들판이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 존들(좋은들)처럼 전형적인 우리네 농촌이다. 최 시장은 등곡3리에서 1시간 가량 주민들과 대화를 나눈 뒤 고개 넘어 숙박 예정지인 등곡1리로 자리를 옮겼다. 본격적인 최민호 세종시장의 현장소통 프로젝트인 ‘시장과 함께하는 1박2일’ 첫 일정이 시작된 셈이다. 최 시장은 "후보시절 ‘옛날 우리동네 마을회관에서 이야기 들어주고 자고 간 그때 그 양반이다’라며 알아 봐 준 어르신들이 고맙고 뜻깊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구상했다고 한다. 뜻밖의 손님을 대하는 마을 어르신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의 말처럼 마을회관에 모인 동네 주민들은 "진짜 오네 그랴, 설마했는디”라는 말로 시장의 방문이 반갑기도 하지만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표정이 역역했다. 한 마을 어르신은 ‘시장님이 온다고 했지만 진짜 와서 주무시고 가신다고 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 어르신은 "이웃 동네 경로당을 찾아온 시장이 하루 종일 이야기 한 것은 물론 너무 재미있게 이야기 해서 시간가는 줄 몰랐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설마 우리 마을에도 오실 줄은 몰랐다”며 놀란 표정을 짓는다. 등곡1리 동네 어귀에서부터 신기한 불꽃이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낙화라고 불리는 불꽃으로 언제부터인지 이곳 등곡1리에서 행해지는 민속놀이라고 한다. 예전에 본적이 있는 경남 함안 낙화놀이의 축소판 같았다. 등곡1리에 도착한 최 시장은 "2012년도 시장 후보시절 이불을 싸들고 동네를 찾아다니며 주민들을 만나고 마을회관에서 잤다”며 "그 때 주민들과 만남이 뜻깊었고 의미가 있어 초심으로 시장이 되면 다시 찾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이제야 지킨다”고 말했다. ‘아마 좀 더 일찍 시장이 되었다면 마을 주민들과 벌써 마주쳤을 것이고 그러면 마을은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최 시장이 도착하길 기다리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마을 주민들도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주민들의 환대속에 마을회관에 자리한 최 시장은 도착하며 본 낙화이야기로 주민들과 대화의 문을 열었다. 낙화에 대한 최 시장의 관심과 지식은 놀라울 정도였다. 고려시대(?)부터 불교의 연등과 관련되어 전래된 이 놀이는 조선시대에는 높은 관직을 가진 사람들의 고급스런 유희였다. 오늘날 큰 행사의 개폐회식에 등장하는 불꽃놀이처럼. 이야기가 발전되어 낙화놀이를 세종의 고유 민속놀이로 발전시키는 방안까지 오가며 본격적인 마을 주민들의 민원을 비롯한 이야기가 꽃을 피웠다. 주민들의 민원속에 최 시장의 고충과 당부도 이어졌다. ‘정원도시 세종’을 만들기 위한 최 시장과 세종시의 노력에 주민들도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마을회관에서 잠을 청하는 최 시장과 일행들을 뒤로 하고 나서는 등곡리의 차가운 밤공기가 마냥 차갑지만 않게 느껴지는 그런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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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종시 훈훈한 세밑 “공양 먼저 하세요”[굿뉴스365] 2023년 계묘년을 맞는 첫날 세종시 연서면 소재 보림사에서는 세종에서는 처음으로 제야의 종 타종행사가 열렸다. 세종에서 첫 제야의 종 타종이라는 기대감에 행사 6시간여 앞서 보림사를 향했다. 사찰에서의 행사라는 기대도 한몫했다. 6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도착했다. 보림사는 나지막한 산자락 아래 포근하니 들어앉은 도량이었다. 사찰에 들어서며 가장 먼저 만난 이가 "공양 안하셨으면 공양부터 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보편적으로 "어디서(어떻게) 오셨어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건네는 첫 인사말인 것으로만 여겼었는데 신선한 충격이었다. 사찰이라는 도량을 접한 경험도 크지 않은 탓이기도 하려니와 저녁시간이려니 생각하며 마당 안으로 들어섰다. 마당에는 손님 맞을 준비로 바쁜 걸음들이 오가고 있었다, 무대 준비를 위한 걸음, 추위를 녹여 줄 난로불 점검에 따끈한 커피물 준비, 안전한 행사를 위한 동선 준비, 일일이 시민들이 자리할 의자를 닦는 등등으로 각자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너나없이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 이는 없고 "공양 하세요”라고 한다. 공양간 문을 열고 깔끔하고 널찍한 방에 들어섰지만 상이 차려져 있거나 식사 중인 사람은 없었다. "밥 먹을 수 있어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네, 드세요”라고 한다. 잘 지어진 찰진 밥과 뜨끈한 미역국이 차려졌다. 동치미에 총각김치, 무생채·시금치무침, 된장 등 맛깔나고 정갈한 음식들이 놓였다. 단 숨에 밥 한 공기를 게눈 감추듯 먹었다. 설거지마저 끝낸 시간에 밥을 찾는 나그네가 반가울리 없을 것이건만 오히려 얼마 남지 않은 반찬에 미안해하며 편히 식사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밥을 먹다가 문뜩 주방 싱크대에 붙여놓은 메모지가 눈에 들어왔다. 고구마는 몇 시에 찌고, 어묵국은 몇 시에 안치고, 육수는 몇 시에 준비하고 커피물은 어떻게, 찐빵은, 가래떡은... 등등. 넉넉한 나눔을 위한 일정이었다. "준비하시느라 힘 드시죠? 어디서 왔냐고 묻기 전에 공양부터 하세요라고 하더라. 놀랐다”라고 했더니 "절집은 공양이 후하지요. 동짓날에도 팥죽을 쑤어서 나눴어요, 이번 행사에 일주일은 준비한 것 같아요”라며 더 먹을 것을 권한다. 타종 행사후 참여한 시민들과 함께 떡국을 권하며 서로에게 덕담을 나누는 넉넉함이 묻어난다. 계묘년은 훈훈한 세종시에서 느끼는 인정 덕에 복과 행운이 넘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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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종시, 겨울밤 ‘빛. 빛, 그리고 빛’[굿뉴스365] 볼을 에는 듯한 매서운 날씨가 잠시 주춤거린 26일 오후 5시. 동짓달 짧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세종시 출입기자 일행은 빛의 향연으로 초대됐다. 우리는 제각기 홍보를 잘해 보리라는 야무진 맘으로 카메라를 다시 매만지는 등 설렘과 기대를 안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서 누군가 ‘경관 불빛이 다 켜졌답니다’라는 소리에 기대에 찬 맘은 더욱 부풀었다. 세종시청에서 출발해 20여분을 달린 버스는 조치원역 광장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높다랗게 세워진 나눔 온도탑과 2027년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유치 성공이라고 크게 쓰여진 LED 사인몰과 함께 성탄트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 주변 역광장 화단에는 새빨갛고 노란색의 은하수조명과 은은한 빛의 LED수국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는 지난 정원박람회에서 사용한 것을 재활용한 것이라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세종시의 알뜰함이 묻어난다. 광장을 한 바퀴 돌아 본 우리는 상리 은행나무길로 향했다. 역광장에서 조천교앞까지 중심가로와 은행나무길 600여m에 달하는 거리의 나무와 화단, 가로등에 형형색색의 현란한 불빛들이 발걸음을 잡는다. 이는 교육부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지역공헌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영상대학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역 랜드마크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이에 맞춰 상가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자기 상가 앞 나무를 장식하는 등 주민과 시와 대학생들이 한마음으로 지역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원도심 상권을 활성화하겠다고 나선 결과다. 개인적으론 역광장을 비롯, 600여m에 달하는 거리 장식은 다소 산만함을 노출했다. 어느 한 곳에 집중적으로 설치하거나 구성했다면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치원역 불빛을 뒤로하고 비단강을 향한 버스는 퇴근시간이 겹쳐서인지 길이 꽉 막혔다. 더딘 걸음을 한참을 달려 시청 앞 금강수변공원에 도착했다. 조치원역 일원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금강보행교 광장 중심 양 옆 120m의 공간은 ‘비단강 불빛거리’라는 이름으로 주민들을 맞는다. 광장 중심에는 7개의 성탄트리가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이쁘다 이뻐!, 진짜 이쁘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주변의 금강보행교 불빛 뿐 아니라 강 너머로 멀리 아파트의 불빛들이 더욱 운치를 더했다. 게다가 잎을 떨궈버린 앙상한 철쭉군락은 불빛과 함께 새로운 생명의 은하수로 피어나 밤하늘과 금강변에 온통 은하의 신세계를 선보인다. 또 LED의자와 하트 모양의 포토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사진을 찍고 싶다는 맘을 불러일으켰다. 포토존을 지나 형형색색의 화려한 터널은 블랙홀처럼 보는 이들을 빨아들이는 듯 했다. 우리는 "이런 기회를 자주 갖자”라는 뜻의 ‘이기자’를 외치며 빛의 향연 세종시의 경관 조명 투어를 마무리했다. 빛으로 표현된 젊은 세종. 겨울밤 세종시민을 넘어 온 국민의 볼거리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