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12-06 13:11
새악시 볼 같이 불긋하게 익어 가는 보기에도 먹음직한 사과가 풍성한 싱싱농원.
점차 깊어가는 가을 햇살이 눈부시게 푸른 하늘을 이고 만추를 앞둔 들녘은 가을걷이에 나선 농부들의 모습만 간간이 보이는 곳.
어느덧 달력도 달랑 두장만 남긴 11월의 두 번째 주말.
들새들 지저귐이 싱그러울 고즈넉한 마을에 산새소리와는 다른 소리와 함께 고사리손을 맞잡은 아이들이 삼삼오오 나타났다.
아이들의 뒤로는 부모로 보이는 사람들이 짐을 나르며 한적하던 마을에 손님들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가까운 이웃인 소담동에서 꼬마 손님들이 찾아온 것.
소담동 새샘마을 7단지에 위치한 하늘빛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비학산 싱싱 사과농원으로 '엄마, 아빠와 함께 사과따기 체험’을 나선 것이다.
아이들은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를 마치 처음 보는 듯, 농장에 들어서자 탄성을 질렀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동행한 학부모나 어린이집 교사들도 사과를 보며 감탄하는 것은 아이들과 다를 바 없었다.
유래 없는 혹독한 여름을 이겨낸 사과들은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며 손님들을 웃음으로 이끌었다.
이곳의 사과는 서리를 세 번 맞아야 제 맛을 낸 다는 부사 후부락스로 만생종이다.
하지만 과수원에서 딴 사과를 한 입 베어 문 학부모는 "싱싱해서 그런지 아삭함과 맛이 여지껏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의 말에 여기저기서 한 입씩 사과를 베어 문 이들의 얼굴에도 그의 말을 동조하는 끄덕임이 이어졌다.
이 농원을 운영하는 박종설 농장주는 "아직 우리 농장의 사과가 제맛을 내려면 보름에서 한 달은 더 익어야 한다. 서리를 세 번 이상 맞아야 제 맛이 나는 사과” 라고 설명했지만 모두들 반신반의 하는 표정이다.
사과를 먹어본 사람들은 ‘지금도 맛이 이런데 제 맛을 낸다면’이라는 의문에서부터 ‘이미 충분히 맛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아이들과 사과를 따며 농원에서 사과를 맛본 이들은 아이들에게 목마를 태워 직접 사과를 수확하게 해보기도 하고 아이를 중심으로 가족들이 인증 샷을 찍기도 하는 등 농원의 곳곳을 살피며 사과가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익어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농부의 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어진 먹방.
농원의 공터에 커다란 네모 꼬깔을 뒤집어 놓은 듯한 화덕에서 삼겹살이 익어가자 아빠들은 막걸리와 함께 먹방을 즐겼다. 여기에 어린이집에서 평소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식단으로 차린 점심 역시 압권이었다.
몇가지 잡곡을 넣어 지은 밥은 빛깔로도 맛으로도 부모님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모두들 싱그런 자연과 청명한 날씨 그리고 산새소리가 어우러진 비학산 싱싱사과농원에서 도심의 세파를 씻어내며 아이들과 함께 동심으로 하나가 되어 가고 있었다.
아이들은 먼저 어린이집으로 돌아갔지만 부모들은 남아 오랫동안 웃음소리가 이어지며 깊어가는 가을 정취에 흠뻑 젖어드는 시간을 보냈다.